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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평-북·중 新동맹과 오리무중 비핵화 (2018년 6월 21일)
 중국정치연구실  | 2018·06·21 17:20 | HIT : 288 | VOTE : 51 |

[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1일(木)

       ·중 新동맹과 오리무중 비핵화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62101033011000002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1992년 韓·中수교 뒤 멀어지고

核개발로 ‘부담-배신자’ 맞비난

한반도 정세 변화에 血盟 복원

 

쌍중단 관철에 CVID 초점 흐려

核폐기 선순환 작동 기대하지만

北 책략에 또 속을 가능성 여전

 

지난 12일 미·북 정상회담을 끝내고 귀국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에는 전격적으로 베이징에 건너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3월 25∼28일에 처음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5월 7∼8일에는 중국 다롄(大連)에서 다시 시 주석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영구적 핵 폐기(PVID)’를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 ‘승전국과 같은 태도’를 버리라고 비판했던 김정은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미국과 논의하기 전에 중국과 협의하기 위해 또 베이징을 방문한 것이다.

 

이처럼 불과 석 달 새 3차례나 양국 지도자들이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하는 모습은 그동안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급속도로 복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하는 것이었다. 사실, 북·중 관계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전통적인 혈맹관계에서 이탈해 비정상적인 관계로 전락했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제멋대로’ 강행하면서 중국에 있어 북한은 ‘전략적 자산(asset)’이기보다는 오히려 ‘부담(liability)’으로 여겨졌고, 북한에 중국은 배신자와 같았다. 따라서 경제적 차원에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지만, 양국의 정치·외교 관계는 극도로 위축, 교착됐다. 북·중 간 정상급 교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했던 2011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전보장, 그리고 평화 체제 구축이란 역사적 대전환기에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양국의 협력 관계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란 거인과 힘겨운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 중국의 후원과 조언이 절실했다. 그래서 김정은은 미·북 협상 과정에서 주요 고비마다 시 주석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미국의 압박을 극복하고, 핵심 쟁점에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노력했다.

 

이를테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언장담하던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일괄 타결’ 대신 김정은이 제안한 단계적 비핵화와, 중국 방식인 ‘쌍중단(雙中斷)’을 관철했고,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협상 목표라고 선언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용어로 묶어 놓는 데도 성공했다.게다가 이번에는 중국의 지원을 받아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란 원칙을 변형시키려 하고 있다. 즉, 비핵화 단계마다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가 동시적으로 실행돼야 하고, 또 비핵화의 시간표도 가급적 길게 끌고 가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주요 단계마다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아내려는 것은 핵의 완전 폐기보다 동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이나 한국, 서방 세계의 지원을 받아 경제 발전을 추진, 정상국가이면서 동시에 전략국가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미국과 북한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북한은 물론 한국과의 신뢰 관계도 잃어버리고,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중국 패싱’의 위험에 직면했었다. 그런데 미·북 협상 국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회복되면서 한반도에서 중국의 전략적 가치와 역할을 재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 걸음 더 나가 한반도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및 평화 체제 구축 과정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이 추진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 동맹의 성격 변화가 발생할 것이며,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는데, 중국은 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전환기에 우리의 기회와 위험은 무엇인가. 만일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약속한 것들이 모두 진정성이 있고, 선의(善意)가 선의를 낳는 구조가 작동한다는 가설이 맞는다면, 한반도에서 수십 년간 계속된 대결과 적대행위를 낳은 냉전 체제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평화 체제가 구축되는 기회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이 책략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순진하게 믿었던 것이라면 미래 어느 시점에 북한은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핵보유국으로 행세하면서 우리를 겁박할 것이고,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순진한 바보라고 조롱받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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