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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평-北 개혁·개방, 아직 예단 어렵다 (2018년 5월 1일)
 중국정치연구실  | 2018·05·01 20:23 | HIT : 396 | VOTE : 54 |

北 개혁·개방, 아직 예단 어렵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50101033011000002 )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김정은 돌변’ 관련 3가지 假說

  제재 회피 또는 核동결 노림수

  마지막이 전략의 실질적 전환

 

  언제든 核무장 회귀할 수 있어

  ‘판문점 선언’에선 진정성 不明

  美·北 회담 경제노선 견인해야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달 27일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알리는 ‘판문점 선언’을 남기고 끝났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찼던 한반도에서 남북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 그리고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다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였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정상 간의 합의로는 처음으로 ‘완전한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라고 명기한 점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흡한 점도 있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물론,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측의 의지와 구상은 곧 열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우리로서는 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좀 더 분명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북핵 문제 해결 없이 남북관계 개선이나 평화 체제 구축은 구두선(口頭禪)이고,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기 때문에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속내가 정말 무엇인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더구나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이후 고집스럽게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추진하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나선 북측의 태도 변화에 한편 반가우면서도 또 한편 깊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동안 ‘핵 무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거나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는 만능의 보검’이라면서 2012년 헌법에 ‘핵 무력 보유’를 명기하기까지 하더니, 왜 최근에는 핵 폐기도 할 수 있는 것처럼 태도가 돌변했는가. 3가지 가설(假說)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공격적 군사 압박과, 중국까지 가담해 날로 가중되는 경제 제재와 압력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해 일시 모면해 보려는 것. 둘째, 핵 무력 완성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 동결이나 유예 수준에서 타협해 제재와 압박을 이완시키려는 것. 셋째,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다 돌이킬 수 없는 경제 파탄에 직면할 것인지,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민생과 경제에 중점을 두는 대담한 노선 전환을 시도할 것인지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핵 포기란 전략적 대전환을 선택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런 3가지 가설 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핵 포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동결 또는 유예를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핵 무장화로 되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의 경우는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에 집중하려는 전략의 대전환(大轉換)이란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20일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지난 5년간 추진한 경제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종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역사적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서 핵은 12차례 언급한 반면, 경제는 31번이나 강조할 만큼 당과 국가의 중심과제가 경제발전에 있다는 점을 내외에 선포했다. 

 

   과연 김정은이 1978년 말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과 서방 세계의 협력을 받아 대담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해 마침내 고도성장 시대를 여는 역사적 노선 전환을 시도할 것인가. 지금 당장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기간을 돌이켜 보면, 선군(先軍)정치가 초래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군부의 영향력을 억제하면서 당과 국가기관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민생과 경제 건설에 집중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덩샤오핑식 노선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달 중순쯤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 포기를 공식화하는 대신, 북한의 각계각층이 수긍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의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제공해 줌으로써 김정은이 본격적으로 덩샤오핑식 개혁·개방과 경제 발전 제일주의 노선을 추구할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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