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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 조선책략을 찾아서 (동서대학 중국연구소 개소식 기념강연)
 중국정치연구실  | 2015·09·03 23:16 | HIT : 8,493 | VOTE : 166 |

동서대학 중국연구소 개소식 기념강연 : 21세기 ‘신 조선책략’을 찾아서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사회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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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창조외교’ 와 ‘21세기 신 조선책략’  

o 창조외교의 첫 발걸음 : 박근혜 대통령의 9․3 중국 전승절 및 열병식 참석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이 제기. 미국 동맹국 가운데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의 정책적 결정에 대해 동맹파 일부는 한국의 실수, 또는 변심-변질- 배신이라고 비판하지만, 동반자 외교론자의 관점에서는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역사적 정책 선택으로 평가됨. 20세기 동맹외교에 기반 한 진영외교에서 벗어나 21세기 전략환경 변화과정에서 독자적이고 자주적 외교 선택을 하는 창조 외교의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  

* 창조외교란 냉전시대의 동맹외교에서 벗어나 탈냉전과 세력전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대전략, 이른바 ‘21세기 신조선책략’을 모색하는 창조적 과정이며, 구체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을 견지하면서도 중국과의 동반자관계를 확대 심화 발전시켜, 한반도의 통일과 신 아시아시대를 열어가는 ‘신조선책략’을 모색하는 것 

- 강대국간 상호 경쟁과 협력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시대에 한국은 다시 한 번 19세기와 같이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양자택일의 선택이 강요됨. 최근에도 미국과 중국의 상호 견제와 경쟁이 확대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확산

  - 그러나 이런 선택 요구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 한국은 명실 공히 독자 외교노선을 추구할 수 강대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강대국의 보호에만 의존하는 무기력한 약소국도 아니기 때문에 전환기 한국외교의 진로에 대한 질문의 출발점은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탈냉전과 세계화시대 한국의 국가 이익이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의 국가 이익 차원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어야 함 

- 이런 관점에서 21세기 한국의 국가 이익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심화 확대하는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상호 경쟁과 협력과정에서 양측의 협력을 유도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중개외교 (bridging diplomacy)를 전개하는 것이며, 21세기 전략 환경에서는 한국과 같은 나라도 중개외교를 실천할 수 있음

   

II 21세기 강대국 정치에 대한 전략적 선택 방안 

- 강대국 간의 치열한 상호 경쟁이 전개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같은 중소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 4가지  

(1) 편승 (bandwagoning) : 냉전시대의 우리는 미국과 소련 양대 진영 가운데 미국 중심의 자유진영에 소속되어 미국과의 동맹외교를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순응함으로써 안보와 경제의 혜택을 받는 대신 주권국가로서의 권리 제약 감수 

(2) 도전 (challenging) :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이나 현재의 북한과 같이 강대국이 지배하는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명실공히 독립자주노선을 견지함으로서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는 확보할 수 있지만, 국제적 고립과 폐쇄 정책의 심각한 대가와 부담 감수 

(3) 균형 (balancing) : 19세기 유럽정치에서 영국이나, 냉전시대 중국과 같이 강대국간 상호 경쟁과정에서 균형추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국제적 영향력 확보할 수 있지만, 세력균형의 불안정성이란 대가를 지불해야 함. 한국의 국력을 고려할 때 강대국 간 세력 경쟁과정에서 균형 추 역할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 

(4) 중개 (bridging) : 미국과 중국과 같은 상호 경쟁하는 강대국 가운데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편승하지 않고, 또 강대국에 정면으로 도전하지도 않으면서 미국과 중국의 상호 협력을 중개하는 이른바 중개외교 (仲介外交: bridging diplomacy) 추구

 

  III. 21세기의 이중성 : 탈냉전과 세계화, 그리고 강대국간 세력전이시대 

o 21세기의 기회와 위험: 강대국의 패권경쟁이 노골화되었던 19세기와도 다르고, 또 체제와 이념 경쟁으로 양극화되었던 20세기와 달리 탈냉전과 세계화시대인 21세기에는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을 지향하는 국가들 간 상호 협력과 상호 공존을 통한 윈-윈 게임이 가능한 시대라는 점이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강대국 간 세력전이 (power shift)과정에서 강대국간 경쟁, 갈등,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시대라는 점에서 21세기는 기회와 위험의 이중성을 가진 시대

  

-탈냉전과 세계화시대의 기회 : 탈냉전과 세계화시대로 특징되어지는 21세기 국제정치는 ① 상호의존성 증대 ② 실용주의 정책노선 강조 ③ 다원화와 민주화 증대 ④ 윈-윈 게임 확산; ⑤ 공포와 이익의 균형 효과 등으로 대결과 충돌보다는 협력과 타협을 선호할 것.  

- 중국과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탈냉전과 세계화시대가 열어 준 역사적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도성장시대를 실현했으며, 중국의 발전과 더불어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동반 발전도 실현됨으로써 21세기는 아시아 시대가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됨 

-세력전이시대의 위험: 21세기는 탈냉전과 세계화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국 등 신흥 강대국들이 등장하면서 미국과 서방세계가 지배하는 국제질서의 영향력이 점차로 쇠퇴하고, 강대국간 세력관계가 재편성되는 세력전이 (power shift) 시대: 세력전이시대는 강대국 관계가 불안정해 질 수 밖에 없으며, 특히 기존 패권국가와 도전국가들의 패권 경쟁이 대규모 전쟁이나 파국적 충돌로 폭발한 역사적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임.  

o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동아시아가 21세기 세계경제의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강대국의 관심이 아시아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세력전이 현상이 아시아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표출:  

-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경제의 활발한 성장세는 중국과의 교역과 투자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에 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중국효과를 바탕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의 정치-외교적 영향력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음.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대만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 호주, 아세안 국가들과 같은 전통적 친미 국가들에서도 중국과의 상호 경제적 의존 관계가 확대 발전하면서 역설적으로 미국의 독점적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음. 

o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과 중국 견제: 아시아에서 중국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미국은 다시 아시아 재균형 전략, 또는 아시아 중시 정책 (Pivot to Asia) 강조하면서 ① 동맹관계 강화, ② 전략외교 확충, ③ 중국 배제 경제외교 추진 ④ 군사적 우세 견지 등을 통해 미국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중국의 영향력 확산 억제  

- 특히, 미국과 일본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 영유권 문제를 통해 나타나는 신흥강대국 중국의 ‘거친 대외정책’을 계기로 중국 위협론을 강조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미국의 강력한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에게 미국 지지를 요구. 

- 한․ 미 동맹의 불편한 진실: 2013년 12월 한국 방문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박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의 중국 중시 정책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고, 또한 최근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은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한국 정치지도자들에 대해 민족감정을 이용해 값싼 박수를 얻으려고 하지 말라고 하면서 과거사 문제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약화되고 미국의 중국 견제 구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냄 

o 미국과 중국의 협력-경쟁-갈등의 복합구조: 강대국간 세력전이 상황이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간 상호 견제와 갈등을 촉발시키고 동아시아 국제정세를 긴장시키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외교적으로 상호의존적인 ‘동주공제(同舟共濟)’의 관계라고 주장함으로써 21세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협력-경쟁-갈등이 복합적으로 표출되는 대단히 불안정하고 유동적이며, 바로 이런 미국과 중국 관계의 특징과 성격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 창조외교의 활로가 될 수 있음

IV ‘신조선책략’: 동맹외교와 전략외교의 조화 

- 미국과 중국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경쟁-협력-갈등의 복합적인 관계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반응은 복잡 미묘함. 신흥 강대국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확대 발전시키려고 하면서 동시에 중국 위협에 대한 안전장치로 미국과의 안보 협력관계를 유지 강화하려고 함.  

*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 유지가 사활적 이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부강한 중국과의 협력관계도 도외시할 수 없는 핵심적 국가 이익이기 때문에 21세기 한국외교의 최대 과제는 한미 동맹관계와 한중 전략협력동반자 관계의 ‘조화’ 실현하는데 있고,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략이 추진되어야 함  

① 화이부동 (和而不同)과 중개외교(仲介外交): 미국에 대해서는 동맹외교를 견지하면서도 미국에 일방적으로 편승하거나 순종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간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바탕에서도 상호 협력과 상호 이익을 모색하는 이른바 화이부동 (和而不同)의 외교를 추진해야 함. 미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성사시키는’ 중개외교(仲介外交)를 구사해야 함  

- 화이부동과 중개외교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견국가로서 한국 외교의 비전과 신뢰가 제시되어야 함. 동아시아 신질서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강대국들에게 상호 갈등과 공동 파멸의 길보다는 상호 협력과 공동번영의 길을 제시하면서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중개외교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개국가의 신뢰가 필수 불가결의 요소라고 할 수 있음.  

② 당사국 국가이익의 교집합 영역 개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번영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당사자들의 국가이익이 큰 차원에서 모두 합치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이런 당사국들의 공동 이익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협력의 틀과 장을 확장해야 함. 

③ 소프트 밸런싱 전략 (soft balancing)과 다자외교, 공공외교 : 미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지역 강대국들의 패권에 대해 경제력이나 군사력과 같은 하드 파워를 통한 전통적인 견제전략 (hard balancing)보다는 상대방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상대 강대국의 지나친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소프트 파워를 활용한 소프트 밸런싱 전략이 바람직 함. 

- 다양한 소프트 파워를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중견국가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면서 다자외교와 공공외교를 통해 강대국들을 국제사회의 연결망과 여론망으로 견제하는 전략이 바로 소프트 밸렁싱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음.  

④ 남북관계 개선과 신아시아 시대의 꿈: 한국에게 있어서 대결적이고 적대적인 남북관계는 가장 큰 취약점 (liabilities)임. 한미동맹관계에서도 그렇고, 또한 한중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는 과정에서도 적대적 남북관계는 우리에게 큰 부담이며, 제약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에 대해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화이부동과 중개외교를 구사해 신아시아시대에 대한 꿈을 설파하고 이를 실현해 가는데 앞장을 설 수 있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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