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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평-평창의 꿈을 위협하는 3대 복병 (2018년 2월 6일)
 중국정치연구실  | 2018·02·07 17:15 | HIT : 503 | VOTE : 51 |
 

오피니언]時評

문화일보 : 2018년 02월 06일(火)

‘평창의 꿈’ 위협하는 3大 복병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20601033011000001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국제정치학

평창올림픽 규모 면에서 성공

진정한 평화올림픽까진 먼 길

잘못하면 한순간에 一場春夢

 

中·日의 적극적 역할 견인 실패

對北 저자세로 남남갈등 자초

이념 아닌 합리·실용 앞세워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G-3일로 다가왔다. 그 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북한 참여가 극적으로 성사되고,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북한을 포함, 모두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등록해 역대 최대 규모의 동계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평창올림픽은 ‘성공’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단순히 규모 측면에서만 성공한 올림픽으로 평가받는 건 원치 않을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평창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긴장 완화 및 평화 구축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평창의 꿈’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그리고 집권 이후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에 대한 초보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문재인의 ‘평창의 꿈’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이 진정한 평화 올림픽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자칫하면 올림픽 직후 모든 것이 그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평창의 꿈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북한이 문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은 평창올림픽호에 탑승한 것은 그의 평화 구상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전략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노골화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날로 가중되고 있는 제재와 압박을 이완시키고 핵무장을 완성할 최후의 시간을 벌기 위해, 그리고 미국은 북한은 물론 한반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군사 옵션을 행사하기 전에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잠시의 조정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올림픽이 끝나는 즉시 예정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고, 군사 옵션이 빈말이 아니란 점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무기의 배치도 끝냈다. 그리고 북한 역시 남북 대화에서 비핵화 문제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윽박지르면서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끝까지 추진해 ‘핵무력 완성’을 기필코 달성할 것이고, 올림픽 전야에 대규모 건군절 열병식을 강행, 미국과의 정면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이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족처럼 행동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진정시키고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 그런데 문 정부는 평창 평화 올림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을 견인해 내는 데 실패했다. 사드(THAAD)와 위안부 문제를 처리하면서 외교적 미숙함과 전략적 상황 판단 잘못으로, 이들과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빚는 뼈아픈 전략적 실책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북한에 대한 온정주의적 관점이다. 잘사는 남쪽의 선의(善意)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정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과도한 요구와 억지에 대해서도 인내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생각 때문에 북한에 쓴 소리를 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보였고, 우리 정부의 그런 자세는 ‘평양올림픽’ 논쟁을 촉발하고 남남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반공주의적 대결 의식에 기반을 둔 보수 정권의 대북 정책도 실패했지만, 선의에 기반을 둔 진보 정권의 햇볕정책도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평창에서 문 정부가 마주한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은 북한에 대해, 민족과 국가에 대해, 그리고 통일에 대해 젊은 세대의 인식이 크게 변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한 공동입장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반응에서 우리의 젊은 세대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 줬다. 과거처럼 ‘우리는 하나’라는 감성적 슬로건에 휩쓸리지 않고, 개개인의 권익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적이면서도 합리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평창의 꿈’이 일장춘몽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문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실패를 반성하고, 우리 대외 환경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전략외교 역량을 강화하면서 감성이나 이념에 바탕을 둔 대북 정책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개인과 민족은 물론이고 주변 강대국의 이익도 반영하는 실용적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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