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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관계는 어디로 [한겨레 컬럼 2009년 9월 25일]
 중국정치연구실  | 2009·09·28 11:07 | HIT : 2,514 | VOTE : 365 |





»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질문 3: 중-미 관계 어디로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팍스 시니카 시대가 오고 있다. 한때 세계 중심국가였던 중국이 100년이란 굴욕의 역사에서 벗어나 부강한 강대국으로 다시 국제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년, 특히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중국은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가장 긴 고도성장시대를 열면서,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제2의 수출대국, 그리고 제1의 외환보유국이 되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아마도 21세기 전반기에 중국은 경제규모에서 미국마저 추월해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 틀림없다.

신흥 강대국 중국의 부상과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미국의 패권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21세기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비관론과 신중한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강대국간 세력 전이 과정에 주목하는 현실주의자들은, 전략이익이 다르고 문화와 가치가 상이한 미국과 중국이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중화 민족주의자들은 미국과 서방세계가 중국을 포위·억압하면서 중국의 체제변혁을 강요하려고 한다면서 중국적 특색을 견지하고 위대한 중화문명의 부흥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일부 보수파들도 중국의 체제변화 없이 중국의 평화적 발전이란 허구이며, 결국 부강한 중국은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와 문명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면서 ‘중국위협론’을 강조하고 있다.

강대국 일방주의 견제하면서 남-북, 분단해결 주도 가능성
“차이메리카는 운명공동체” 충돌보다 윈윈 택하게 될것

그러나 이런 비관론과 달리,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평화적 세력 전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차별성을 인정하면서도 21세기는 양국이 상호 협력을 통해 더 큰 국익을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이 가능한 시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제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은 소비와 저축, 투자와 생산, 수출과 수입 등 모든 경제활동 영역에서 상호 침투· 융합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차이메리카’(Chimerica)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키신저는 21세기의 미·중 관계를 ‘운명공동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21세기 미국과 중국은 상호 견제와 갈등이 노출되면서 협력과 경쟁, 갈등이 교차되는 복잡하고도 불안정한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60년간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한국전쟁을 계기로 형성된 냉전시대의 적대적 대결의 시대에서, 1972년 이후 소련 견제라는 공통적인 전략이익에 바탕을 둔 협력시대를 거쳐, 1989년 천안문사태와 곧 이은 소련 붕괴, 그리고 부강한 중국의 등장으로 협력과 경쟁, 갈등이 복합적으로 교차되고 있는 불투명하고 불확정적인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미·중 관계의 변화가 한반도 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잘 알다시피 냉전시대 미·중간 적대적 대립관계는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 고착화란 재앙을 초래했지만, 1972년 이후 양국간 전략적 협력시대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남북한의 체제 수호 의지만 강화시켜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협력과 경쟁, 그리고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재와 같은 중국과 미국의 ‘긴장된 협력관계’가 오히려 강대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면서 남북한 당사자가 주도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역사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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